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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슈

오픈AI가 '법원에 거짓말했다'? — 신문사 17곳의 제재 신청, 사실만 정리

by 박Info 2026. 7. 15.

 

"우리 시스템에서 그런 걸 검색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법정에서 2년간 이 말을 반복해온 회사가, 알고 보니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그 검색을 이미 돌리고 있었다면?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신문사들이 오픈AI를 두고 지금 하는 주장이 정확히 이거다.

2026년 7월 9일 목요일, 뉴욕타임스와 뉴욕데일리뉴스를 앞세운 17개 언론사 연합이 맨해튼 연방법원(뉴욕 남부지방법원)에 오픈AI에 대한 제재(sanction) 신청을 냈다. 약 52쪽짜리 서류다. 사유는 '디스커버리 부정행위' — 쉽게 말해 증거를 숨기고 법원을 속였다는 것.

강한 주장이다. 그래서 뭐가 확인된 사실이고 뭐가 아직 신문사들의 '주장'인지부터 갈라놓고 보자.

신문사들은 뭘 근거로 '거짓말'이라 하나

여기부터는 전부 원고(신문사) 측이 신청서에 담은 주장이다. 법원이 인정한 게 아니다.

핵심 줄거리는 이렇다. 오픈AI는 2년 동안 법원에 "학습데이터에서 저작권 자료를 검색하는 건 불가능하고, 부담이 크며,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2026년 4월, 법원 명령으로 이뤄진 증언에서 오픈AI 프라이버시 엔지니어 비니 모나코가, 회사가 타임스의 2023년 12월 최초 제소 이전부터 이미 학습데이터를 상대로 내부 검색을 여러 차례 돌렸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게 신문사들 주장이다. 못 한다더니 이미 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숫자도 딸려 나왔다. 신문사들에 따르면 오픈AI는 소송 전부터 약 7,800만 건의 비식별(개인정보를 지운) 챗GPT 대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자사 모델이 남의 콘텐츠를 얼마나 그대로 뱉어내는지 모니터링해왔다. 여기에 'Project Giraffe'라는 도구에서 블룸 필터라는 기법으로 저작권 텍스트의 '재현(regurgitation)'을 탐지·기록했다는 주장도 있다. 표절을 잡아내는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 돌리면서, 법정에선 "그런 검색 못 한다"고 했다는 그림이다.

원고 측 변호사 이언 크로스비(타임스 대리)는 오픈AI가 "검색은 불가능하고 프라이버시 침해"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이미 검색을 수행한 사실을 감췄다고 했고, 데일리뉴스 측 스티븐 리버먼은 오픈AI가 "2년간 허위진술을 해왔다"고 밝혔다. 신청서엔 "오픈AI가 타임스와 데일리뉴스, 대중, 그리고 법원을 속였다"는 문장이 담겼다.

신문사들이 원하는 것

신문사들은 제재로 두 가지를 요구했다. 하나는 자기들이 쓴 방어 비용(변호사비) 배상. 다른 하나가 더 무겁다. "챗GPT 로그가 원고들의 저작물이 실제로 쓰였음을 보여준다"는 취지의 판단을 법원이 내려달라는 것. 소송의 핵심 쟁점을 증거 다툼 없이 유리하게 못박아 달라는 요청이다.

여기에 더해, 오픈AI가 법원 보존명령 대상이던 수십억 건의 관련 챗GPT 대화를 삭제하거나 검색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주장도 신청서에 들어갔다. (한편 데이터 규모를 두고는 줄다리기가 있었다. 원고는 처음 1억 2천만 건 샘플을 요구했다가 2천만 건으로 협상해 내려온 것으로 전해진다.)

오픈AI는 뭐라 했나

오픈AI는 전면 부인했다. 대변인 드루 푸사테리는 이 주장들을 "명백한 거짓"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받아쳤다. "타임스의 소송이 약해지고 일부 청구를 취하하게 되자, 이 사건과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의 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려 든다"는 것. 회사는 이용자 프라이버시와 오랜 공정이용(fair use) 원칙을 계속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짚어둘 점. 오픈AI는 7,800만 건 DB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대신 신문사들이 그 로그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관한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전술이라고 프레임을 맞췄다. 양쪽 다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자기 방패로 들고 있는 셈이다.

이 싸움의 뿌리

지금 벌어지는 제재 공방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다. 뿌리는 2023년 12월 27일, 뉴욕타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이다. 챗GPT를 훈련시키느라 타임스 기사 수백만 건을 허락 없이 썼다는 게 골자였다. 이후 여러 언론사 소송이 하나로 묶여 'In re OpenAI 저작권 침해 소송'이라는 통합 사건이 됐다.

2025년 4월 4일, 담당 시드니 스타인 판사는 오픈AI의 각하 신청에 일부는 살리고 일부는 버리는 혼합 결정을 내렸다. 소송의 뼈대는 살아남았다는 뜻이다. 이 큰 싸움의 승패를 가를 핵심 증거가 바로 '챗GPT가 실제로 남의 글을 얼마나 그대로 뱉었나'인데, 그 증거를 둘러싼 다툼이 이번 제재 신청으로 터진 것이다.

지금 확실한 것과 아닌 것

확실한 것: 2026년 7월 9일 뉴욕타임스 등 17개 언론사가 맨해튼 연방법원에 오픈AI 제재를 신청했다는 사실. 오픈AI가 이를 "명백한 거짓"이라며 부인했다는 사실. 소송의 시작이 2023년 12월 타임스의 제소이고, 2025년 4월 일부 청구가 살아남았다는 사실. 여기까진 법원 기록과 AP·로이터·테크크런치·알자지라 등 다수 매체 보도로 확인된다.

아직 아닌 것: 오픈AI가 정말 법원을 속였는지, 증거를 고의로 없앴는지 같은 '거짓말' 판단 전부. 이건 신문사들이 신청서에 쓴 주장이고, 판사는 아직 제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신청서는 원래 한쪽 편의 이야기만 담는 문서다.

그러니 이 뉴스는 "오픈AI가 법원에 거짓말했다"가 아니라 "신문사들이 그렇게 주장하며 제재를 신청했다"가 정확한 문장이다. AI가 무엇으로 학습했고 그 흔적이 어디에 남는지를 두고 벌어지는 이 다툼은, 판결이 어느 쪽으로 나든 앞으로 나올 모든 생성형 AI의 저작권 규칙을 새로 그릴 판이다.